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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초보의 텃밭 농사일지 - (1) 퇴비 뿌리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고

서울..은 아니지만 수도권에 정착해서 삶을 일궈온 사람에게

농사는 그저 아득히 머나먼 안드로메다같은 존재였다.

텃밭에서 농사짓는 직장동료를 보기 전까지는.


작은 텃밭에서 농약하나 뿌리지 않고 직접 재배한 상추의 향은

지금 생각해도 감동이었다.

하우스 재배를 통해 시중에 판매되는 상추와는 

향의 깊이가 달랐다.

나도 농사를 지어보리라 마음먹은 것이 바로 그때였다.


그리고 이윽고 봄이 왔다.

얼었던 땅이 녹고 매마른 풀잎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자연의 많은 것들이 작물을 심을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그 첫 번째 시작은 퇴비 뿌리기다.


퇴비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첫 번째로 화원, 농원, 화훼(공판장) 등 비닐하우스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비싸다.

20kg 퇴비가 약 8천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두 번째로 퇴비를 구할 수 있는 곳,

바로 농협에서 운영하는 영농자재판매장에 가면 조금 더 싼 가격에 퇴비를 구할 수 있다.

영농자재판매장에서는 퇴비 외에도

농약이나 호스, 비닐 등 각종 농자재를 구매할 수 있다.


농본기가 오긴 했나보다.

퇴비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퇴비를 아예 한보따리 꺼내어 밖에 두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가격은 4200원.

앞서 소개했던 농원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근데 퇴비의 냄새가 생각보다 지독해서

차로 실어 나르면 한동안 가축 똥냄새 가득찬 차를 타고 다녀야한다.

차를 생각하면 도보 이동이 가능한 가까운 화훼단지에서

웃돈 주고 사는 것도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필요한 퇴비의 양은 얼마나 될까?

필자는 초보라서 잘 모르지만,

지인의 조언에 의하면

약 15m 길이의 두 줄(두 고랑)인 내 텃밭의 경우

20kg 짜리 퇴비 4포대가 필요하다고 한다.

텃밭의 길이가 다를 경우 비율에 맞춰 적당히 가감하면 될 것 같다.


퇴비는 어떻게 뿌리면 될까?

최현석 쉐프가 소금 탈탈 털듯 쉽게 뿌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20kg짜리 포대를 번쩍 들어올려서 뿌리면 허리 다치기 쉽상이다.


힘쓸 필요 없이 삽을 푹푹 꽂아 넣어 포대 밑쪽을 다 뜯어버린 후

포대를 질질질질 끌고 다니면 손쉽게(?) 퇴비를 뿌릴 수 있다.


4포대를 질질 끌고 다닌 흔적.


이 퇴비를 적당히 흐트러뜨리면 퇴비 뿌리기가 끝난다.

흐트러뜨릴때는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어짜피 밭을 갈게 되면 다 섞이게 되니 적당히만 하면 된다.


퇴비를 뿌린 직후에는 작물을 심을 수 없다.

가축의 변을 베이스로 만들어져 아직 독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작물을 심으면 자라지 못하고 썩어버린다.


따라서, 퇴비를 뿌리고 4일 이상 지난 후,

즉, 발효 과정을 거친 후에 작물을 심을 수 있다.

발효가 끝나면 지독했던 퇴비 냄새도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여기까지 초보 농사꾼의 농사일지 1탄, 퇴비뿌리기였다.


다음에는 밭을 갈고 작물을 구해 심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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