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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혼수 가구 구매 후기


신혼집을 채워나가는건 재밌는 행위다.

하다못해 인터넷으로 만원짜리 물건을 사도 돈 쓰는 재미와 택배 기다리는 설렘이 있는데

수백만원짜리 혼수 가구를 구매하는 일은 얼마나 재미가 있겠는가.


그 중 최고의 재미는 가구를 사는 일련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수많은 브랜드, 다양한 등급 스펙트럼을 가진 가구,

그 중에서 적당한 괜찮은 퀄리티와 합리적인 가격의 가구,

그리고 우리 취향에 딱 들어맞는 가구를 고르는 일은

마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듯한 긴 여정이었다.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이어서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순례자가 순례길을 걸으며 진리에 가까워지고 깨달음을 얻게되듯

가구 매장에 발품을 팔고 또 팔며 점점 가구를 보는 눈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정한 나름의 기준은

1. 친환경 등급이 E0 이상일 것

2. 사용 중 고장 및 하자 발생 가능성을 고려, A/S 및 자재 수급이 용이한 브랜드일 것

3. 유행을 타지 않는 깔끔한 디자인일 것

4. 구매 조건이 합리적일 것


이상 4가지 이다.


예전에는 친환경 등급에 대해 잘 알려진게 없었고

국내 가구 업체들도 국내 법규를 준수하는 수준에서 가구를 제작했었다.

하지만 이케아가 상륙한 이후로

친환경 자재 등급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국내 유명 가구 브랜드들도 이케아와 동급 수준의 자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옷으로 말하면 보세가 아닌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이야기다.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영세 가구업체들도 있겠지만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가구로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A/S나 보증기간도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소파는 구입한지 1달도 안되어 A/S를 받을 일이 생겼었다.


디자인은 보는 사람마다 워낙 개인차가 심해서 

한 단어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르기로 했다.

유행을 타지 않았으면, 금방 질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한 10년 지나면 트렌드가 바뀌어 소용이 없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가격

각종 가구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보면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자면, 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의 소파에도 앉아보았다.

앉았을 때의 착좌감이 탄탄하면서도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 

여타 보급형 소파에 비해 탁월하게 좋긴 좋았지만

그런 큰 금액의 돈은 앞으로 사용해야할 좀 더 가치있는 곳이 많으니

로또를 맞지 않는 이상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어찌되었건

몇날몇일을 고민 끝에 정한 브랜드가 바로 현대리바트다.


인터넷 카페에서 유명한 마석 가구 단지의 가구점도 가보고

한샘도 가보고,

(사실 한샘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었었다)

마지막으로 가본 곳이 리바트인데

위의 조건을 대부분 만족하면서

가격도 많이 합리적이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그렇게 구매한 가구들이 바로!!


옷방에 놓을 4단 서랍장.

4단 서랍장부터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뒷판에 못질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는 것 말고는 만족스럽다.

바닥이 살짝 떠있는 이유는 아마도..

요즘 대중화되고 있는 로봇청소기나

다이슨 청소기를 고려한 높이인 것 같다.


장농(장롱?)을 사지 않고 시스템 옷장으로 맞췄다.

파우더장, 긴옷장, 짧은옷장, 수납장 등

다양한 디자인의 장을 취향 껏 골라 조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너 활용을 위한 ㄱ자 장도 있다.


장롱 형태의 옷장은

전세집이라 이 곳에서 오래토록 거주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후 이사 시 새 집에 가구가 맞지 않을 것을 우려하여 구매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왕자행거는 신혼집에 너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것이 바로 이 시스템 옷장이다.


사실 한샘에서 리바트로 변심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시스템 옷장이다.

한샘에서 받은 견적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맞출 수 있었다.


침대 프레임.

은은한 조명이 있고,

머리맡 위에 무언가 놓을 수 있는 선반 같은 디자인을 원했는데

이 프레임이 눈에 딱 들어왔다.

사진에 보이는 장갑 같은 녀석은


이 틈새를 청소하기 위한 도구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별 것 아닌데 만족감을 크게 높여주는 것 같다.


안방에 놓을 예신이를 위한 화장대.

근데!!

카달로그에서 봤던거랑 색상이 너무너무 달랐다.

서랍의 나무결과 통일된 색상, 재질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장면인줄 알고 먹었는데 알고보니 짜파게티.. 같은 느낌이랄까?

서랍형 화장대인데

서랍과 화장대가 너무 따로 놀아서

이것을 우찌 해야하는지 고민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눈에 들어오는 가구 스크래치!!

색상이 맘에 안들어도 눈물을 머금고 쓸 생각이었으나

스크래치는 용납 못하지

바로 반품 접수하고, 혹시 다른 물건으로 받을 수 있냐고 문의하니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주문한 화장대.


그냥 3단 서랍장을 두 개 붙여버렸다.

서랍장 때문에 의자를 놓고 쓰기 불편하지 않겠냐고 물어봤지만

딱히 상관없다고 하는 안방마님의 말씀에 바로 수긍 ㅇㅇ

실용성은 그렇게 해결되었고 색상도 아주 마음에 든다.

화장대 역시 바닥이 살짝 떠있다.

비단 리바트 뿐만 아니라 요즘 가구들은 다 이렇게 나오는 것 같다.


거실장이다.

검정색 부분은 셋탑박스를 놓는 부분이고,

원래는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1단짜리 장을 셋탑박스함 옆쪽에

하나 더 붙일 수 있었으나

거실 평수의 한계로 사진에 보이는 2단짜리 장으로 하기로 했다.

디자인적으로 대만족!


리프트업(Lift-up) 테이블

사실 다른 가구는 욕심이 하나도 없었으나

이건 보자마자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방마님께 강력히 주장하여 들여오게 되었다


이걸 보고 어찌 안 살 수가 있겠는가?

막상 사고보니 예신이도 매우 흡족해하는 가구 중에 하나다.

아일랜드 식탁이 있지만 거기서 밥을 먹은 적이 단한번도 없다.

모든 식사는 이 곳, 리프트업 테이블에서 이루어진다.

테이블 밑의 수납공간은 덤이다.

1층에는 물티슈와 휴지를 배치했고

2층에는 리모컨, 음식점 쿠폰, 제품사용설명서 등을 넣어두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리바트에서 산 가구 중에 가성비 최강, 실용성 최강인 듯.


서재방에 놓을 책상이다.

자취생 필수품, 소프시스 책상과 비슷해보이지만 엄연히 리바트 가구다.

가구를 종류별로 한번에 묶어서 구매했더니 할인을 많이 받아서

소프시스와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각각 사용할 1200mm짜리 책상 2개를 살까 하다가

돈도 아끼고 공간도 아끼자는 생각에

1800mm짜리 하나 사서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 사용하기로 했다.


서재에 놓을 책장.

역시 무난무난한 저렴이로 골랐다.

서재 가구는 기본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이 수려한 책장에서 책을 꺼내

곡선이 굽이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책상에 앉아야만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가구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런 것들은 기본템으로 선택했다.


이렇게 총 8개의 가구를 리바트의 한 지점에서 구매했고

가전도 그렇듯 가구도 여러개를 동시 구매하면 각각의 견적이 많이 낮아져서

굉장히 만족할만한 수준의 지출로 가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럼,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없었는가?

그렇지 않다.

몇 가지 꼽자면,


시스템 옷장인데 마감처리가 영 깔끔하지 못하다.

리바트에서도 보기 흉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듯,

저 구멍을 막아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는 고무캡을 제공했다.

뭐 좋다. 나름 신경 쓴 부분이니까.

근데 수십 개의 구멍에 고무캡을 일일이 끼워야해서

나중에는 손 끝이 아려왔다.

이왕 설치하는거 설치 기사님이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주셨더라면

이런 구멍이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이고

만족스러움이 한풀 꺾이지도 않고 여러모로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역시 옷장의 모습인데

생각보다 마감이 깔끔하지 못해서 좀 아쉽다.

한샘에 비해 저렴하게 산 건 좋은데

덩달아 품질까지 조금 저렴해진 느낌이 조금 있다.


나는 리바트 이름 달고 나오는 가구는 모두다 리바트에서 만든 가구인줄 알았다.

근데 이 태그를 보고 좀 배신감이 들었다.

이럴거면 왜 대기업 제품을 사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가구는 설치 기사님들이 싣고 와서 한번에 설치해주신다.

근데 조금 불친절했다.

누가 봐도 서랍장에 스크래치가 있었다.

손으로 만졌을 때 푹 파인 부분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나무결 운운하며 고객님이 뭘 모르신다고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컴플레인을 걸어 

새 가구로 교체 받기는 했지만

기분 나빴던 기억은 기분 좋은 기억으로 교체가 되지 않는다.


특정 기사님들의 문제일 수도 있고,

배송이 몰려 바쁜 주말에 배송받기 위해서는 감내해야할 부분일 수도 있으나,

최근에 봤던 소파 기사님이나 가전 기사님들에 비해서 서비스 정신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스크래치에 대해 바로 반송조치 가능하고

1년간의 무상A/S,

합리적인 가격, 믿을만한 품질, 브랜드 네임밸류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충분히 가치있는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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