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지완 선수가 양팔을 벌리고 홈플레이트로 향하는 모습을 보는데

내가 왜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지.. 아.. 정말 KS티켓을 구하지 못한게 너무도 한이 된다.

암표라도 사서 갔으면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언제 이렇게까지 치열한 KS마지막 경기를 볼 수 있을까. 9회말 끝내기 홈런이라.. 와우.



나지완 선수가 해낼 줄은 생각도 못했다.

특히나 KS들어서 너무도 부진했던 그이기에. 그가 보여줬던 페넌트레이스 때의 좋은 모습은 잊은 채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한숨만 내쉬던 나였는데.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특히나 1홈런이 아닌 2홈런. 경기 중 분위기를 바꾸고 끝내는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초반 박정권선수에게 불운의 투런 홈런을 맞을 때만 해도.. 이용규 선수가 만루 상황을 놓칠 때만 해도 ..

아.. 올해 V10은 틀렸구나.. 그래.. 준우승도 어디냐. 내년도 있으니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안치홍 선수를 시작으로 하나하나 쫓아가는 듯 싶더니.. 결국엔 V10을 이루어냈다.

아, 안치홍 선수도 정말 잘 한 것 같다 오늘.

KS에서 큰 일 한번 안터뜨리나..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7차전에서 1홈런 포함 2타점을 날려버리다니 하핫.

어린 나이에 부담감도 컸을텐데. 짜식. 스윙도 시원시원하고. 좋더만.

앞으로 기아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선수가 될 것 같다.

신인왕까지 거머쥐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두산에 너무 좋은 신예선수들이 많아서 힘들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비해 .. 으으. 김상현 선수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KS들어서 컨디션 난조인지 아니면 SK에게 제대로 파악당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도 큰 기대에 비해 초라한 성적을 내고 말았다.

하지만 난 그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가 없었다면 KS에서 기아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가 올해 세운 공로는 이미 충분하기에

올해 KS는 잊고 다음 KS를 준비해 달라고 그에게 격려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 올 한해 정말 야구 때문에 하루하루를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어디서 낙을 찾아야 하나..

내년3월..음.. 캐나다에서는 한국야구 즐겨 볼 일이 없을 것 같은데.

그럼 내후년 3월인가. 아쉽다.



오늘 경기에 대한 격한 감동, 감정과는 별개로, 한가지 여담.

5차전에 있었던 송구방해와 유사한 상황이 반대로 일어났다.

정상호 선수가 슬라이딩을 하며 이현곤 선수의 송구를 방해한 것.

하지만 나주환 선수와는 다르게 매너있는 모습으로 좋게 마무리 지었다.

금새 조범현 감독이 항의하러 나오는 듯 싶었지만 그 역시 깔끔하게 판정을 인정하며 돌아섰다.

매우 작은 차이다. 같은 상황에서의 기아와 SK.

하지만 이 작은 차이가 결국은 팀 분위기를 좀 더 긍정적으로 끌고 가는데 한 몫 하였고,

이는 곧 경기 결과로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위기, 매너. 내년, 내후년, 앞으로도 쭉 이어간다면 나는 앞으로도 쭉 기아의 팬으로 남을 것이다.

아, LG팬으로도. ㅎㅎ

LG도 가을야구 좀 했으면 좋겠다! 내년 시즌엔. ㅎㅎ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