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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 스피커가 핫하다

통신사와 포털 업계에서는 이미 출시했고, 삼성 엘지와 같은 제조업체에서도 개발 중이다.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 최첨단 기술이 아니다.


이와 같이 무려 20년 전 핸드폰에도 쓰였었고 (음성인식률이 낮아 실제로 잘 사용하지는 않았다)

수년 전 애플의 Siri(시리)를 시작으로 스마트폰에도 탑재되기 시작한 기술이다.

그런데 갑자기 왜 인공지능 스피커가 급부상하고 있는걸까?



아마도 IT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홈 IoT를 구축하거나 다른 기기와 연동하는데 있어서

스피커가 가능 효율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자사의 플랫폼이 구축되면 이를 이용한 수익모델의 확장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인공지능 스피커는 음악감상, 날씨, 뉴스 등의 기본적인 기능 외에 

회사별로 특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아마존에서 출시한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의 경우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아마존에서 물건을 주문할 수 있고

구글의 [홈]은 Youtube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국내통신사의 스피커는 특정 서비스에 대해 별도의 월정액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카카오 미니는 카카오톡과 연계되어 메세지를 보내거나 메모할 수 있고,

추후 카카오 택시나 카카오 주문하기와 연동될 것이라고 한다.



아직은 독보적인 수익모델이 없는 춘추전국시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이 시장에서 어느 업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될까?



주도권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업계에서도 큰 관심사겠지만

사용자로써도 무척이나 궁금한 사안이다.

나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야 기능적, 서비스적 측면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해외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존, 구글의 경우 한국어 패치가 얼마나 잘 되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은데 아직은 미흡하다.

통신사의 경우 자사의 고객에게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여 고객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통신사를 가리지 않아 카카오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가 가능하며

이미 카카오를 기반으로 한 여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향후 기능 확장에 대한 가능성도 큰 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거창한 이유 때문에 구입한 것은 아니고

멜론을 이용 중이었기에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했고 (49,000원)

인공지능 기능에 엄청난 기대가 있다기보다는 하나쯤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구입했다.







- 개봉기 -



누가봐도 카카오미니임을 알 수 있는 택배박스이다.

별거 아닌데 이런 디테일한 부분이 잘 되어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박스를 개봉하면 이런 구성이 나온다.

저 오른쪽에 있는 작은 상자에 피규어가 들어있다.





피규어의 자세에 맞춘 포장 상자.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다.





본체 상자 역시 hey라고 쿨하게 부르는 카카오의 감성이 살아있다.

스피커를 보호하기 위해 스펀지를 붙여놓은 것 같다.

사실 기업들이 포장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건,

내 기억이 맞다면,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부터다.

기존의 삼성, 엘지 등의 피쳐폰은 물건이 정말 대충 들어있었다.

하지만 아이폰은 특유의 심플한 느낌을 살려 포장에도 공을 들였고,

이후 나오는 국내 스마트폰이나 이런 스피커까지 포장에 신경쓰기 시작한 것 같다.

아무튼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개봉하면서 부터 기분이 좋아지니 돈 쓰는 맛이 난다.





본체 박스에는 사용설명서, 스피커, 전원 어댑터가 들어있다.





사용 설명서의 모습. 특히 오른쪽의 저 노란 설명서는 아래와 같이 접어 놓고 쓰라고 만들어졌다.







인공지능 스피커라고는 하지만 사람의 말을 전부다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구현 가능한 기능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Index가 필요하긴 하다.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카카오 측에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하단은 AUX OUT, POWER, USB 단자로 구성되어 있다.

AUX OUT은 카카오 미니의 부족한 출력 7W를 보완하기 위해

AUX 케이블을 이용해 다른 고성능 스피커와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블루투스로도 연결이 가능하다.



USB단자는 DC out 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 충전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내 입장에서는 굳이..? 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포트이다.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스피커가 기우뚱하지 않도록 홈을 살짝 파놓았다.





마이크 on/off, 기능 버튼, 볼륨 버튼이다.

음성인식으로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 쓰지 않는데, 마이크 on/off는 꼭 필요하다.

처음에는 음성인식 스피커인데 왜 마이크 on/off 버튼이 필요할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사용하다보니

음성인식률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TV나 컴퓨터에서 나오는 소리를

'카카오'로 인식해서 제 멋대로 동작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럴 경우 엄한 사람에게 카카오톡 메세지를 발생할 수도 있으니 

경우에 따라 on/off기능을 적절히 쓸 필요가 있다.





라이언 피규어는 4면 중 위 사진에 보이는 1면에만 붙는다.








- 사용기 -

우선 기본적인 기능들이 잘 되는지 테스트해보았다.

<날씨 기능 테스트>

내가 있는 곳의 위치를 인식해서 그곳에 맞는 날씨 예보를 전해준다.

또한 요즘 나오는 모든 인공지능 스피커가 그렇겠지만,

대답 중간에 "내일 날씨는 어때?"가 아닌 "내일은?"을 했을 때 스피커가 인식하여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대답하는 목소리도 매우 자연스럽다.



<뉴스 기능 테스트>

뉴스는 날씨에 비해 목소리가 부자연스럽다.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특히, 음성 인식과 음성 합성에 관한 연구와 개발이

십수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것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로또 기능 테스트>

기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굳이 카카오미니한테 물어보고, 번호를 받아적어서, 로또를 사러 갈 일이 있을까?

유료 로또 번호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돈 아끼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음악 기능 테스트>

개인적으로 카카오 미니 기능 중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다.

특정 음악, 특정 가수, 특정 집단(ex. 걸그룹, 90년대, 해외 등)의 노래만을 지정해서 재생 가능하다.

심지어 여러 가수를 통해 리메이크되거나, 여러 버전의 음악이 있는 경우

"무슨 노래(노래제목) 틀어줘"라고 하면 모두 들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Despacito 틀어줘" 라고 했을 때

Justin Bieber가 피쳐링한 Despacito, 

Luis Fonsi의 원곡

J Fla(제이플라)의 커버곡

순으로 들려준다. 

J Fla의 경우 처음 듣는 가수였는데, 노래를 너무 잘불러서 검색해보니 

유투브에서는 팔로워도 굉장히 많은 우리나라 여성 뮤지션이였다. 

이렇게 의외의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어, 꼭 추천하는 기능이다.



하드웨어적으로 보면 출력이나 음질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마치 스마트폰 볼륨을 크게 했을 때 소리가 커지면서 스피커가 찢어질듯 귀아픈 소리를 내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

스피커 사이즈를 키워서 조금 더 나은 음질과 파워를 제공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하드웨어에는 불만이 좀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그렇지 않다.

카카오 미니는 멜론 기반으로 작동하는데, 멜론이 원래 계정당 2개의 기기가 등록 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멜론 계정을 여자친구와 공유하고 있는데

혹시 카카오 미니가 2개 중 1개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않을지 조금 걱정이었다.

다행히 추가로 기기 등록하는게 아닌, 내가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연계되는 방식이어서 사용 가능했다.



기타 기능으로

팟캐스트나 라디오도 재생할 수 있는데,

팟캐스트는 팟빵과 연계되어 플레이가 된다. 평소에 팟캐스트를 잘 듣지 않아 사용하지는 않는다.

라디오는 좋긴 한데 아쉽게도 지원하는 채널이 몇 개 없다. 

- 아리랑 라디오 88.7
- CBS 음악FM 93.9
- TBS FM 교통방송 95.1
- CBS 표준FM 98.1
- TBS eFM 교통방송 101.3
- BBS 불교방송 101.9
- SBS 러브 FM 103.5
- 극동방송 106.9
- SBS 파워 FM 107.7

MBC를 제일 많이 듣는데 지원이 되지 않아 무척 아쉽다.





<테스트 중 음성인식 오류 발생>

간단한 명령어를 테스트 하던 도중 이렇게 잘 안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특히, 지금 사용한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카카오" 호출 명령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매일 아침에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카카오를 아무리 외쳐도 알람음악이 꺼지지 않으면 얼마나 답답하던지..

그리고 앞서 한번 언급한 것처럼 반대로 엉뚱한 소리를 (심지어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닌 경우도 있었다) 

호출 명령어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었다.

카카오톡 메세지 보내기 기능과 연동되어 엉뚱한 사람에게 이상한 메세지를 보낼 뻔한 경험도 있다.



실제 소비자원의 인공지능 스피커 이용 실태 조사에서도 

이용자의 56.7%가 일상사용 환경에서 음성인식이 미흡한 점을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1997년 핸드폰에도 사용됐던 음성인식 기술인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음성 인식률이 이렇게나 안좋다니.. 쉬운 기술은 아닌가보다.



다만, 호출어를 "헤이카카오" "카카오" "카카오야" "카카오미니" 4개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이왕이면 짧은게 좋을 것 같아 "카카오"로 설정 했더니 인식률이 너무나 좋지 않았다.

불러도 묵묵부답 .. 대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헤이카카오"와 같은 5음절의 호출명령어는 그나마 인식률이 높았다.

두 음절을 더 말하기 싫어서 "카카오"로 설정하기보다는 좀 더 확실한 5음절의 호출어를 추천한다.








- 총평 -

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개인 비서의 역할까지 수행할 정도로 똑똑하지도 않다.

하지만, 5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경험해보고자 한다면 

카카오 미니는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장점

1. 사용자 친화적인 포장

2. 깜찍한 피규어

3.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인공지능 스피커

4. 멜론 연동 기능

5. 5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 (멜론 사용자에 한함)


단점

1. 자주 사용하는 기능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음

2. 라디오 채널 수가 매우 적음

3. 음성인식률 낮음

4. 스피커의 낮은 출력과 이에 따른 음질에 대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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