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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혼자 떠난 내일로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에 다다랐다.
내일로 티켓으로 한 전국일주(라고 하기엔 좀 짧지만) 여행을 포스팅하는데 3개월 씩이나 걸리다니.. 어휴..
사진을 보면서 다시금 그 때의 감정을 떠올려봐도 더 이상 생생하지가 않다.
생생할 때 써야 그 때의 그 느낌이 그대로 글에 살아나는데.. 아쉽구만.
보성역에서 순천역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순천역도 역사가 새로 지어진지 얼마 안되었는지 무척 깔끔하고 좋았다.
순천역 안에 열차 종류별, 노선별로 출발, 도착 시간표가 나와 있어서
적절한 시간대의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 시간을 체크할 수 있었다.
순천만으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한다.
아쉽게도 버스 번호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줍어하지 말고 주변 어르신들께 여쭈어보면 친절히 알려주신다.
난 야채 파시는 할머니께 여쭈었었다.
감사한 마음과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나기도 해서 하나 사드리려고 했지만..
여행 중에 생야채를 우적우적 씹어먹을 수는 없기에
그냥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이 곳이 순천만 생태공원의 입구.
아,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지만 버스정류소에 상당한 첨단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서 좀 놀랐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꽤 큰 크기의 벽걸이 TV가 버스 운행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던 것 같다.
입구를 지나쳐서 조금만 걸어가면 순천만 공원의 전체적인 지도를 볼 수 있다.
공원이 상당히 넓으므로 모든 곳을 다 돌아다닐 수는 없다고 판단. 남은 시간에 맞추어 관람 코스를 정할 수 있었다.
자연 생태관. 시간상 이 곳은 들어가보지 않았다.
그리고 입장료도 따로 받는 것 같아서 그냥 skip.
중간에 있던 조형물. 제목은 [바다로부터]
순천만의 철새, 바다, 갯벌을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건 조롱박 터널.
특별한건 없다.
다리 밑으로는 생태체험선을 탈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거 타면 어디까지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날씨가 좋고 노을이 질 쯔음의 시간이라면
한번 타볼만하지 않을까. 꽤나 운치있을 것 같다.
다리 위로 올라와봤다.
[우와~]라는 감탄사와 함께 문득 든 생각.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라는 게임에서 미로를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놀이기구가 있는데,
갈대밭 사이사이를 지나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 게임 속 놀이기구를 연상케 했다.
여기부터는 쭉~ 갈대밭 사진.
아무 곳에나 카메라를 대고 셔터를 누르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돌아왔다.
갈대밭은 가을에 와야 멋있다지만
1월 한 겨울의 갈대밭 모습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저~ 멀리 무리지어 날아가는 철새들.
좀 더 줌을 땡길 수 있는 렌즈가 있었으면 좋았을껄 싶더군. 이놈의 뿜뿌.;
실제로 순천만 주민들이 사용하던 배인데
노후되어서 쓸 수 없게된 것을 이렇게 전시해놓았다.
경고판에는 [당신의 발걸음에 게와 짱둥어의 터전이 사라진다]며 갯벌에 들어가지 말라고 씌여있다.
이곳은 보조전망대이다.
원래 용산 전망대라고 더 큰 전망대가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한창 공사 중이어서 보조전망대를 이용하는데에 만족해야했다.
공사기간이 1월 31일까지라고 했으니까 지금쯤은 무리없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모습.
원래 이 곳은 일몰이 멋있기로 유명한 곳인데
이 날은 날씨도 안좋았고, 설상 좋았다 손 치더라도 기차 시간이 맞지 않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이렇게 하나하나 놓친 것을 핑계로 다음에 또 와볼 수 있기에.
도색중이던 다리. 이 날 순천 여행 중 옥의 티였다.
바로 옆에 통행로를 두고서는 어찌나 도색 스프레이를 뿌려대던지..
전망대에까지 살짝 냄새가 흘러왔다.
그 곳에 오래 머무르면 안되겠다 싶어 얼른 자리를 떴었다.
가족단위로 놀러온 여행객이 많아서 아이들의 수도 상당했는데.. 음..
철새들이 남긴 발자국.
그 사이사이 구멍 뽕 뚫린게 게 집? 혹은.. 짱둥어 집이겠지?
사실 전망대까지 또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등산했기 때문에
지칠대로 지쳐서 슬슬 발걸음을 돌리려고 하던 찰나에 철새가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발견.
좀 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약 30분을 걸어서 갔지만.. 점점 멀어지는 그대들이여..헐..
얄미운 놈들.
드디어 서울로 올라가는 길.
순천역 근처에 이마트가 하나 있어서 냉큼 들려서 과자를 좀 샀다.
올라가는 길에 안주로 먹으려고.
카페객차에서는 맥주도 구입을 할 수가 있다.
ㅋ ㅑ~ 힘들게 여행 후 목으로 넘어가는 그 상쾌함이란..
사실 주말에 새마을호 열차는 자유석을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서서 가야한다.
이럴 때 유용한게 바로 카페객차.
의자가 패스트푸드점 의자처럼 생겨서 편하지는 않지만
서서가거나 객차 맨 뒷편에 쭈그려 앉아서 가는 것보다야 100배 편하다.
처음에는 내가 그 의자 전세낸 것 마냥 앉아있는게 조금 눈치보이고 불편했으나
몇몇 역을 지나치면서 그 객차는 이미 입석 승객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려 상관없었다.
먼저 앉는게 임자랄까.
아, 오는 길에 운좋게도 미국인(평택 미군부대 소속이라고 한다.) 한명을 만날 수 있었다.
걔도 돈이 없었는지 카페객차에 들어서서 앉아가더군. 콜라를 연신 들이키며.
(대화하는 도중에 콜라를 무려 3캔이나 마시던!! 그러니까 살찌지 ㅉㅉ)
사실 그 때 맥주도 알딸딸하게 마신 상태고
(어쩌면 그런 상태였기에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 수 있었던 걸지도..)
기차가 좀 시끄러워서 무슨 말하는지 알아듣기 굉장히 어려웠으나
그래도 장장 2시간 동안 대화를 했다 (물론 대화의 90%는 그 미쿡인, 나는 10%)
그 미쿡인이 말하길,
"너도 외국여자 만날 수 있어. 그런 커플 미쿡에서 많이 봤어" 라더군..
이시끼.. 어디서 거짓말을.. 여태 벤쿠버 3개월 살면서 딱 3커플정도 본게 다구만..
그리고 캐나다가면 클럽 꼭 가보라면서 외국에서는 춤을 출 때 허리를 사용하는게 중요하다고 알려줬다.
아무래도 둘다 남자고 걔는 특히 군바리여서 .. 대화의 주제는 주로 이런 쪽이었다. -0-
아무튼, 그녀석과는 평택 근처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아.. 4박 5일간의 여정이 이렇게 끝이 났다.
무척이나 아쉬웠고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뚜벅이 여행할 때의 팁도 좀 건질 수 있었고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살짝 생각해볼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
우리나라 자연이 이렇게 멋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벤쿠버의 바다도 멋있지만, 부산 바다의 그 장엄함에는 감히 비할게 아니었다.)
만약 벤쿠버로 오기 전에 부산바다를 보지 못했다면
계속 이렇게 생각하면서 살아갈 것 아니겠는가. 우리나라는 역시 외국보다 멋이 없다며..
게다가 외쿡인과 영어 연습 2시간은 덤. 크크.
어디 여행가서 다른 여행객 만나서 살짝 인사하고 같이 다니다가 쿨하게 바이바이 하는게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그 대상자가 미쿡인이 될줄은 -_-;
사실 이 여행에 관한 포스팅은
다른 것보다 개인적인 기행문으로 남겨놓고 오래 간직하고자 하는게 목적이었으나,
중간중간에 정보전달의 성격을 띄기도 했다.
뭐, 그 정보조차 결국은 여행 중 내가 얻은 것들이기에 결국은 본래의 목적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을까나..
아무튼, 내 스스로 좋은 추억을 하나 만들어낸 것 같다.
내년 겨울이 내일로 티켓을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이기에..
내일로 여행 후기는 내년에야 이어서 쓸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여행이야기는 일본이다.
(언제 쓸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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