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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럴 때가 있다.
곱창, 막창, 대창 같은 것들이 땡기지만
그렇다고 굳이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가
곱창집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해서까지 먹고싶은 정도는 아닌,
그런 때가 종종 있다.
근데, 내가 사는 하남시 신장동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곱창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해 줄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푸드트럭!
이런 아파트 단지에 푸드트럭은 왠지 생소한 것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세련된 인테리어의 푸드트럭이 생소한 것일 뿐,
순대 트럭도 종종 보이고
붕어빵 리어카도 종종 보이는
이 지역의 나름 숨겨진 푸드트럭존이다 ㅎㅎ
사장님이 EPL 리버풀을 좋아하시나보다.
아니, 엄청 광팬인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리버풀 야채곱창이라니 ㅋㅋ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다 ㅋㅋ
이거 리버풀에서 라이센스 사다 쓰시는건가 다음에 물어봐야지 ㅋㅋ
메뉴는 푸드트럭 이름처럼 only 야채곱창만 판매한다.
야채곱창 소 : 10,000원
야채곱창 대 : 20,000원
2인 가족 기준으로 야채곱창 소 사이즈면 충분하다.
이 푸드트럭이 이 동네에 보이기 시작한건 작년 겨울쯤이었던 것 같다.
엄청 추운 날이었는데, 퇴근 길에 왠 못보던 푸드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법도 한데,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나올법한 깔끔한 인테리어의 트럭이
내 발길을 멈추게 했다.
허름하고 지저분한 트럭이었다면 그 자리에 있는줄도 모르고 지나쳤을 것 같다.
이렇게 내 첫 번째 발길을 붙잡은건 트럭 디자인이었지만
내 두 번째 발걸음을 이끌어낸 것은 순전히 음식 덕분이다.
사장님 나이가 젊어보여서
음식을 잘 하실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으나
처음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간 그 날부터
나도 모르게 왠지 이 트럭이 오는 날이 기다려진다.
사장님이 조리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니
저울을 사용하고 계셨다.
만일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나 골목식당을 보지 않고 이 모습을 봤다면
음식에 자신이 없는 초보구나! 라는 편견을 가질 뻔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손맛보다는 이런 계량화된 레시피가 중요하다는 것을.
판매자 입장에서 원가계산을 통한 재무 관리에도 편리하고,
손님에게도 일정한 맛, 일정한 양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어서
"이 집 처음에는 맛있었는데, 갈수록 별로다"
라는 소문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리시간은 약 10분~15분 정도로 조금 걸리는 편이다.
하지만 손님들 지루하지 않도록 예능을 틀어놓으시는 센스!
근데 굳이 뭐 동영상 아니어도
사장님 손님 응대가 너무 좋으셔서 ㅋㅋ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다 ㅋㅋ
본격적으로 메뉴에 대한 느낌을 말하자면,
왠만한 포차에서 파는 것보다 맛있다.
곱창 냄새가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지만
한 두 젓가락 정도 넘어가면 더이상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미미한 잡내다.
그리고 곱창은 곱창 냄새가 약간 나야 곱창 먹는 느낌이 난다. 나쁘지 않다.
간도 적절하다.
미각을 마비시키거나 강제로 맛있는 느낌을 주입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짠맛이 아니고, 적당하다.
근데, 매운걸 잘 못먹는 편인 내 입맛에는 조금 매운 편이다.
그렇다고 죠스떡볶이나 엽기떡볶이 같은 불타오르는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참고 먹으면 스트레스 풀리는 기분 좋은 매운 맛이다.
하지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엄마는, 조금 더 매워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신다.
매운 맛 조절이 가능한지 다음에 한번 물어봐야겠다.
이 집 곱창이 괜찮다고 느낀 큰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이 푸짐함.
야채도 듬뿍, 당면도 듬뿍듬뿍 들어있다.
특히 당면이 도톰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곱창은 듬뿍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수준은 아니다.
중간중간에 이렇게 순대도 들어있다.
날이 따스해져 시원한 맥주가 생각날 때가 많은데
맥주랑 함께하면 하루의 마무리를 기분좋게 할 수 있다 ㅋㅋ
매워서 정신없이 먹다보면 어느새 바닥이 드러난다.
처음 봤을 때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이 동네 안오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요즘은 날이 풀려서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도 꽤 많다 ㅋㅋ
매주 목요일만 신장동 한국아파트와 백조현대아파트 사이에서 장사하고
나머지 월,화,수,금은 미사지역을 돌아다니신다고 한다.
다음주 목요일에 한 그릇 더 먹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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